일기를 쓰면 좋다는 말은 많이 듣지만, 막상 시작하면 오래 못 간다. 나도 그랬다. “오늘은 특별한 게 없는데 뭘 쓰지?” 싶었고, 한 번 밀리면 다시 시작하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방식이 바뀌면서 기록이 습관이 됐고, 그게 생각보다 큰 도움을 줬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록은 멋진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내 상태를 알아차리는 장치”다.
1) 기록을 ‘글’이 아니라 ‘메모’로 바꾸니 쉬워졌다
나는 일기를 길게 쓰려다 실패했다. 그래서 기준을 낮췄다. 하루 5줄만.
- 오늘 한 일 1줄
- 기분 1줄
- 잘한 것 1줄
- 아쉬운 것 1줄
- 내일 하고 싶은 것 1줄
이렇게 쓰면 3분이면 끝난다. 핵심은 “매일 쓸 수 있는 분량”이다.
2) 기분이 가라앉는 이유를 뒤늦게라도 알게 된다
기록을 하다 보면 패턴이 보인다. 예를 들어, 내가 유난히 예민했던 날을 돌아보면 대부분 잠이 부족했거나, 끼니를 대충 때운 날이었다. 그전에는 그냥 “내가 원래 예민한가?”라고 생각했는데, 기록이 쌓이니까 원인이 보이더라. 원인을 알면 해결은 훨씬 쉬워진다.
3) 생각보다 ‘잘한 것’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람은 못한 일은 크게 기억하고, 한 일은 금방 잊는다. 기록은 그 균형을 잡아준다. 별거 아닌데 “오늘 설거지 바로 했다”, “산책 20분 했다” 같은 문장을 적어두면, 스스로를 덜 몰아붙이게 된다. 이게 마음 관리에 꽤 중요했다.
4) 계획도 기록도 ‘완벽’ 대신 ‘복귀’가 중요
기록이 며칠 끊겨도 괜찮다. 끊겼다고 그만두면 끝이다. 나는 끊긴 날이 생기면 그냥 그 다음 날부터 다시 썼다. 기록은 성실함 테스트가 아니라, 내 삶을 정리하는 도구다.
5) 나중에 돌아보면 “내가 어떻게 버텼는지”가 보인다
힘든 시기에는 내가 어떻게 하루를 넘겼는지도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런데 기록이 있으면 그때의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나도 해냈구나”라는 감각이 생긴다.
평범한 하루를 적는 건 낭비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날들이 쌓여서 인생이 되니까. 거창하지 않게, 5줄만이라도 꾸준히 적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게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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